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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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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ic Monkeys
작년 10월부터 아크틱 몽키즈(Arctic Monkeys)란 신인 밴드가 영국 대중 음악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데뷔 앨범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은 무서운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고, 두번 째 싱글도 내 놓자 마자 차트 1위로 솟았더군요.







셰필드 출신이고, 여드름에 앳된 얼굴을 한 19살 짜리들의 4인조 밴드인데, 가사가 똘똘하면서 생생하고, 음악도 귀에 잘 들어 옵니다. 사실 이 밴드는 작은 공연에서 노래를 들어본 젊은이들이 데모 씨디를 돌려 듣고, MP3를 블로그에 올리면서 인기를 얻었다고 해요.  음반 회사가 발굴하고 마케팅을 통해 뜬 밴드가 아니고, 순전히 팬들이 만들어준 엄청난 성공인데, 아직 부모랑 같이 살면서 6 form  college다니던, 즉 평범한 고딩들이 이 사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


전 라디오에서 처음 듣고 강한 북부 사투리로 신나게 불러대는 노래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직 젊음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그 에너지가 노래를 통해서 그대로 전해지니까 향수도 느껴지네요.

두번째 싱글 'When the Sun Goes Down'



 

자기가 셰필드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들은 예민한 십대 남자애 특유의 필터로 걸러낸 알렉스 터너의 가사가 십대들 뿐아니라 좀 더 나이든 사람들한테도 어필을 하는 것 같아요. 시든 상추같이 징징대는 콜드 플레이 음악에 지친 사람들한테는 아주 상쾌한 변화입니다.

by ginger | 2006/01/26 04:23 | music | 트랙백 | 덧글(8)
비누방울 속에서
커다란 비누방울같은 버블속에서 본 세상은 기이한 느낌입니다. 아주  단절된 것도, 맨살이 닿는 것도 아니면서 살짝 왜곡되고 때로는 무지개 효과도 뜨는 원구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동동 떠서 떠돌아다닙니다. 멀리도 못 가고, 언제 터질지도 모르지만 그저 현재로선 안전한 것만 다행으로 여기면서 퐁퐁 떠 다니는 거죠. 그리고 곧 이게 터질거라는 것도 알고 있고.  명백한 결말을 기다린다기보다 매일의 집행 유예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것.



저는 19세기말에 지은 테라스 하우스를 작은 몇 개의 플랫들로 개조한 그런 집 꼭대기에 삽니다. 존경할만한 중산층과 빈곤층이 아슬 아슬하게 겹쳐서 공존하는, 도심과 교외의 경계선에 있는 그런 거리. 이 도시의 수많은 익명의 공간들 중의 하나지요.

이 거리엔 참 여러 종류의 인간들이 삽니다. 외국인 학생들, 막 대학의 졸업해서 간신히 집을 구한 귀여운 레즈비언 커플, 늙수그레하고 가난하며 가끔 주먹질도 오가는 레즈비언 커플, 게이바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사람, 마약 중독자, 지금은 경찰에 잡혀간 실업자, 길거리 공연자이자 자영업자 매춘부, 스쳐 지나 가는 사람, 가난한 흑인 가족, 파티 걸인 부동산 중개 업소 리셉셔니스트, 외로운 독거 노인부터 8명이상이 공존하는 공간을 혼자 혼전히 쓰고 살면서 아우디를 몰고 다니는 방송국 피디, 싸구려 베드 앤 브렉퍼스트까지.


전반적으로 가난과 쇠락의 그림자가 희망과 번성의 꿈보다 더 강한 곳이기도 하지요. 바로 다음 거리엔 비싸디 비싼 방 다섯 개 짜리 집들이 즐비하다보니 경찰이 자주 순찰을 도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매우 안전하다고도 할 수 있지요.


제 방 창문으로 뒤뜰을 내려다보면 요즘 신이 나서 새로 마루에 깔 나무를 썰고 손질하는 K를 볼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에게 맞아서 눈에 멍이 들고 곰 인형을 안고 울면서 좁은 뒤뜰을 빙빙 돌던 그사람이죠. K는 간병인이 직업입니다. 햇볕에 바랜 듯한 주름 많은 피부에 희미한 금발을 짧게 자른 레즈비언 이죠. 누구한테나 친절하고 쉽사리 맘을 여는 타입에다 뒤뜰에 텃밭도 가꾸어서 같은 플랫 사람들한테 자기가 기른 상추나 호박을(매로우죠,사실은) 나누어 주는 사람인데, 성질 고약한 여자 친구가 암까지 걸리는 바람에 그 성질 받아주느라고 마음 고생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고통을 덜어 주려고 뒤뜰에 대마 재배까지 했었죠.

이 사람들이 몇 달 전에 헤어졌습니다. 암 환자는 병원으로 갔고, 따라서 계단에서 코를 찌르던 대마초 냄새도 사라졌지요. 그리고 한달 전인가 부터 K한테는 새 여자 친구가 생겼습니다. K는 갑자기 메이크 오버라도 받은 것처럼 머리를 새로 염색하고 엉덩이가 올라가 보이는 새로운 청바지를 사서 입고 다닙니다. 더이상 늙수그레하고 슬퍼 보이지 않고 생기 있게 떠드는 걸 보면 심지어 아름다와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사람의 새 여자친구는 키가 크고 뚱뚱한 고딕 걸이더군요. 둘이 손 잡고 다니더니 이제 집에 새 페인트 칠을 하고 마루도 새로 까는 것 같아요.

몇 주 째 보호 안경을 쓰고 추리닝 바람으로 틈만 나면 뒤뜰에서 전기톱과 대패로 나무를 손질하는 K 때문에 사실 시끄러워 죽겠습니다. 하지만 흐뭇하기도 합니다. 전기 드릴과 망치를 들고 내려가서 킬 빌 식 결투를 하는 건 마음 속으로 끝내고 (그래 봤자 제가 토막나겠지만) 너무 시끄러우면 그냥 책 들고 공원이나 도서관으로 갑니다.


K네 옆에 사는 E는 길거리에서 불 붙은 막대를 돌리는 공연을 합니다. 먹고 살 수 없을 때는 성매매도 하지요. 같은 플랫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알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E도 시치미를 뚝 떼므로 다들 시치미 떼는 걸 시치미 떼고 봐 주는 겁니다. E는 날씬하고 조명과 화장만 잘 하면 예쁠 수도 있는 사람이지만 나쁜 피부와 걱정이 가득한 미간의 주름과 자신 없어 보이는 입매와 웬지 딱해 보이는 늘 너저분하게 염색한 머리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냥 안 되어 보이는 사람입니다. 늘 자신 없어 하고 변명하듯이 말하면서 시선을 피하는 사람이지만, 약이나 술을 한 날이면 당당히 문을 두드리면서 티비와 디비디를 빌려달라는 사람이기도 하죠.

뭐 E 정도면 마약 중독도 아니고, 제정신에다 자기 집세 정도는 내고 있으면서 돈이 떨어지면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니까 괜찮은 편이죠. 대개 영국에서 거리로 내몰리는 여자들은 90%가 마약 중독에 열 서넛 부터 별 다른 선택의 여지 없이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마음 같아선 Englsih Colletctive of Prostitutes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지만 모두들 모르는 걸로 되어 있으니 저는 E가 진공 청소기를 빌리러 오거나 우편물을 받아 달라고 부탁할 때 가끔 초대해서 같이 차를 마시면서 덤덤히 별 상관없는 수다를 떱니다.

저는 성서비스를 파는 사람이나 사실 사는 사람에 대해서도 어떤 도덕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단 생각입니다. 예전에 막 래디컬 페미니스트 책이나 사례집들을 읽고 개별 케이스마다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을 때같은 도덕적 확신이나 부당함에 대한 절대적인 분노는 회의와 침착한 거리 두기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하더라도 지금 같은 세상에서 성매매는 위험하고 처참한 옵션입니다. 누가 '난 대학 졸업하고 성매매에 종사해야지'란 포부를 갖고 삽니까. 저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느라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늘 남의 눈치를 보는 E가 너무 안됐습니다. 주눅든 여자. 술김에 쓴 쪽지를 보니 이사람은 스펠링을 제대로 쓸 줄도 모르는 사람이더군요.


성매매까지 몰린 사람들이 제대로된 시민으로 생명과 안전을 보호 받고,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착취 당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고, 더 이상적으로는 모든 위험과 사회적 낙인과 모욕을 감수하면서도 성매매를 할 지경까지 가지 않도록 안전 장치가 마련된 세상이면 더 좋겠다...고 비누 방울 안에서 중얼거립니다.



이 플랫의 집 주인이 고용한 별 능력없는 멍청한 B는 자영업자 빌더인데, 박박 깎은 머리, 큰 키, 빨갛고 굵은 목에 튀어 나온 배를 하고 늘 추리닝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고, 인종 차별까지는 아니더라도 '영국엔 외국인들이 적을 수록 좋다. 저들은 와서 일자리를 빼앗고 내 세금을 가지고 온갖 혜택을 받으며 공짜로 놀고 먹는다'는 생각이 뿌리 깊은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매번 고장이 있을 때마다 꼬박 꼬박 에이전시에 편지를 쓰고 전화를 하며 또박 또박 그사람보다 나은 영어를 말하는 저를 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급한 일에도 천천히 나타나기도 하지요. 그러면서도 자긴 '자유주의자'이며 대처가 그립다고 하죠. 한 번 마주친 다음엔 수도나 난방이 잘못되어서 이 아저씨가 오게 되는 날엔 반드시 집에 없도록 합니다. 나쁘거나 심하게 부정직한 사람도 아니고 자기 마누라 아이들 끔찍하게 아는 '자상'하고 '선량'한 사람인데, '외국인'이란 단어만 나오면 막 흥분하면서 노동당을 욕하는 노동 계급 아저씨다보니.



구질구질한 1월의 끝을 모르는 회색 하늘, 계단과 랜딩에 깔린, B의 보스가 중간에 돈을 떼어먹었음에 분명한 싸구려 합성 섬유로 된 끔찍한 파란색 카펫, 거기에 밴 소세지와 베이컨, 마리화나 냄새와 칠이 벗겨진 나무 문과 비상 계단. 여기서 19세기 사회주의자들처럼 신이나서 설칠 수도, 모른 척 냉소할 수도, 그렇다고 별 뾰족한 수 없이 안정되게 밥 먹고 살기 위한 중산층 직업인이 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할 수도 없는 이방인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비누 방울 안에서 내일을 잊기 위해 불안하게 책장을 뒤적입니다.



붉은 포도주 한 병을 홀짝 거린 참에 쓴 거라 말이 되나 모르겠어요....

by ginger | 2006/01/20 08:29 | misc | 트랙백 | 덧글(7)
아침에 느긋이 신문을 보다가

오늘 아침에 인디펜던트를 사서 읽다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짠 등장. 황박사 얘기가 꽤 크게 실렸더군요. 'South Korean human cloning pioneer 'admits to fake evidence'란 제목으로요.

http://news.independent.co.uk/world/science_technology/article333459.ece

과학 잡지인 뉴 사이언티스트에서 이미 관련된 기사를 읽은 후였습니다만, 국제적인 스캔들이란 걸 한 번 더 실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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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을 보면서 처음 들어본, 참으로 60년대스러운 예술가 도로시 이아논(Dorothy Iannone)이란 사람의 작품이 테이트 모던에 전시된다고 합니다. '오르가즘 박스'란 작품이고, 자기가 자위할 때 얼굴을 찍어서 비디오로 보여주는 건가봐요. 그 화면 주변엔 이사람 특유의 에로틱한 그림이 그려진 상자가 세워지구요.

이아논의 70년도 작품 카멜롯



이 기사엔 새 작품의 사진이 실렸는데 그 옆에 바바렐라의 한 장면이 같이 실렸습니다. 물론 본문에 영화가 언급되죠. 최초의 오르가즘 박스라고요. 영화를 본 사람이면 어느 장면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 익세시브 머신보다는 이아논의 오르가슴 박스가 더 예쁘긴 합니다만.

 

 

http://news.independent.co.uk/uk/this_britain/article333485.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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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요리 바람이 불어서 링귀니를 면으로한 해물 짬뽕씩이나 만들고, 설탕이 아주 조금 들어간 바나나 오트 케익을 구웠습니다. 우유대신 두유를 넣었고 버터 대신 카놀라유를 썼는데 역시, 소위 건강식이란 건 별로 맛이 없어요. 디저트론 그저 귤과 사과나 먹고 단 게 고프면 다크 초콜렛 한 조각이나 먹을걸.

크리스마스 푸딩에다 진한 브랜디 버터를 얹어서 먹거나, 더블 크림에 헤엄치는 달디단 민스 파이, 각종 치즈에다, 초콜렛, 싸구려 샴페인, 지방 덩어리 크림에 커스터드 크림이 잔뜩 들어간 트라이플에 포트까지 마시는 짓은 올해는 안하렵니다. 문화적 체험이라고 다 해봤다가 작년에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나니 심장에 기름이 낀 느낌이 들더라니까요.

그나 저나 월러스와 그로밋 모델은 아직도 못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걸 옆에 그냥 놓고도 밥 부터 해먹고는 그냥 자버리다니.....

by ginger | 2005/12/16 22:28 | misc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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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에서 휴그랜트도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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